N.H.K.에 어서 오세요

2008/06/22 17:10 도서
이리저리 웹을 흐느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 가끔 보게 되는 애니메이션이나 책의 제목이 있는데 'N.H.K에 어서 오세요'는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꽤 특이한 제목이었다. 처음에 보고 방송국과 관련된 소설인 줄 알았다. 제목부터 딱 그런 인상을 주잖아. -0-;

그런데 저것 (처음엔 소설인지 애니메이션인지 몰랐음)에 대해서 얘기하는 걸 보고 있는데 '히키코모리', ' 폐인', '오타쿠' 등등의 단어가 유독 많이 나왔다. 그래서 일본의 히키코모리나 오타쿠에 대해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NHK의 한 팀에 대한 소설로 생각했다. -0-; 가만히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세세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뭐 어때.

나중에 알아보니 애니메이션, 만화책, 소설로 나왔고 소설이 먼저 나왔더라. 그걸 알고선 학교 도서관에 가봤는데 역시 있었다. 냉큼 빌려서 제목부터 읽으니 'Nihon Hikikomori Kyokai에 어서 오세요'. 뭐임... 방송국은 무슨...

표지에 있는 사람이 주인공 '남자'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였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건 논외로 치고...

일단 일인칭 소설인데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꽤 괜찮다. 이건 타인을 오랫 동안 관찰하고 타인의 처지에서 보고 느낀 것을 소설로 세심하게 옮겨서 심리묘사가 뛰어난 게 아니다. 실제 히키코모리 생활을 했다는 작가의 경험이 주인공의 대사와 독백, 생각에 녹아 들어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도 학부 시절 초기 때만 하더라도 사람 낯을 많이 가렸다 (지금은... 이하 생략). 그래도 히키코모리 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학교생활, 동아리생활, 음주가무 (...)생활 등 즐길 것은 다 즐겼으니깐. 다만, 집이나 자취방이 바깥보다 더 아늑하고 바깥에 나가기 싫어했던 시절이었고 그때 사람을 어려워하면서 느꼈던 나의 감정과 생각들이 이 소설에서 주인공의 감정과 생각과 상당히 일치한다. 그래서 읽으면서 꽤 마음이 불편했다. 그때 그 시절의 내 마음을 누군가가 감정 없이 읽어내려 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라이트 노벨답게 특유의 가벼운 문체를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타키모토 타츠히코 작가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 전개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가볍고 빠른 덕분에 소설도 쉽게 주파할 수 있었다. 결말도 꽤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만족하면서 읽었다. 다만, 작가의 가볍고 빠른 문체 덕분에 가려진 점이 있는데 소설의 내용은 가벼우면서도 꽤 무겁다. 이것은 다 읽고 나서 음미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 할 말이 많은 소설인데 잘못하다가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여과없이 말하게 될 거 같아서 넘어가야겠다. 오랜만에 라이트 노벨을 읽은 건데 상당히 만족하면서 읽어서 다행이다. :)
2008/06/22 17:10 2008/06/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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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혜란  2008/06/22 2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니메이션으로만 존재하는것인줄 알았는데 기반이 되는 소설이 있었군요.^^
    라이트 노블들은 읽고 있노라면 '주제의식'이 명료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허나 시간이 지나고서 책을 다시 잡아보니 그 장면 묘사의 기술이랄까 -ㅅ-;
    는 페이트를 능가하더군요(??)

    그게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라이트 노블이란 장르의 입지를 굳히게 한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봤었답니다 ^^
    • 시렌  2008/06/26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명확한 주제의식과는 좀 거리가 먼 게 라이트 노벨이니깐요. :)

      가볍게 읽기에 좋죠.

      물론 소설의 주제가 개인의 경험과 어떻게 결합되느냐에 따라 주제의식이 명확해질 때가 있지만 이건 개인차죠. 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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